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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생활/언어공부

[교재리뷰] 세혼단2 (세상에 혼자 사는 단어는 없다)

by KTIM 2023. 5. 6.

한형민어학원 출판사에서 발행한 세혼단(세상에 혼자 사는 단어는 없다) 두 번째 책 리뷰

 몇 년 전 유튜브에서 김민식 전 MBC pd 님의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라는 책의 저자 강연회를 본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 제가 생각하고 있던 외국어 공부법과 상당히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pd님의 다른 강연도 많이 찾아보고, 말씀대로 회화책도 외워보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래가진 못했지만 ㅎㅎ). 이때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혹은 오래 지속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타고난 의지박약과 더불어 혼자서 알맞은 콘텐츠를 찾는 번거로움이었습니다. 

 

0) 우선 나에게 맞는 콘텐츠 자체를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1) 찾았다고 해도 그 안에 나오는 표현들이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쓰는 표현인지, 혹은 문학적인 수사장치가 많이 들어가서 내가 똑같이 따라 하면 어색한 문장들인지 확신이 없고, 2) 소리가 없으니 모르는 단어가 어떻게 읽히는지 하나하나 찾아서 들어야 하며, 3) 혼자서 소화하기 어려운(해석이 안 되는) 표현들은 대충 넘어갈 수밖에 없는, 결론적으로는 계속 새로운 콘텐츠를 찾다가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하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바로 가져다 쓸 수 있는 원어민스러운 영어가 한 곳에 다 몰려 있으면 참 편할 텐데'라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요, 여러분이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신 적이 있거나, 하고 있다면 세 혼단 시리즈는 이에 딱 맞는 교재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세혼단 2는 2017년 1편이 출판되고 5년 만의 두 번째 버전입니다. 1권에 대한 리뷰는 당시에 강의를 수강하고 지금은 운영하지 않는 다른 블로그에 포스팅을 했었는데, 책 리뷰라기보단 당시에 일기처럼 쓴 글이라 좀 허접하지만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 참고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ㅎㅎ

 

-세 혼단 1 리뷰-

https://blog.naver.com/sanghoon-chung/221413016303

 

세상에 혼자사는 단어는 없다 - 한형민어학원

 사실 이 포스팅은 공부 쪽에 할지 책 쪽에 할지 어쨋든 리뷰는 꼭 한번 해보고 싶던 주제 였는데 오...

blog.naver.com

 

 

책 구성

 

1권에 비해 많이 두꺼워진 세혼단2

 

 세혼단 시리즈는 1편에서도 마찬가지고, 2편에서도 다양한 주제에 관한 이야기들을 다룹니다. 세혼단 1 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비교적 짧은 구성의 27가지의 이야기를 서술한 1과는 다르게, 3가지 파트(1, Short conversations: Idioms and phrases 2.Short essays 3. My two cents(Longer essays))로 나뉘어 있습니다. 

 

Part 1 Short conversations: Idioms and phrases

파트 1에서는 한국인이 '이럴 땐 한국어로 어떻게 표현하면 자연스러울까' 하는 표현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표현들을 익히는 짧은 대화가 중심이 됩니다. 선생님께서 수년간 강의를 해오시며 '이런 말은 영어로 어떻게 표현해요?' 같은 질문을 수없이 받아 오셨고, 그중에서 16개를 추려 짧은 대화형식의 맥락에서 체득될 수 있게 구성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이래라저래라 한다', '아무 말 없는 걸 보니 아닌 걸로 알겠습니다', '사과 껍질 좀 얇게 깎아' 등의 한국인으로서 금방 떠올리기 힘들거나, 만들어서 말하면 쉽게 콩글리쉬가 되기 쉬운 표현들을 1:1 번역이 아닌 대화 형식 안에 넣어서 학습자로서 상황과 함께 이해할 수 있게 구성되었습니다. 

 

Part 2 Short essays는 20줄 내외의 짧은 에세이형식으로, 세 혼단 1의 구성과 거의 비슷합니다. 영어로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원어민들이 떠올리는 말의 순서와 논지 전개 방식에 대한 감을 익히는 파트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외대통번역대학원 1차 시험이 2~3분 정도되는 길이의 한국어와 영어를 듣고 에세이를 작성하는 것이라고 하던데, 시험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저처럼 단순히 영어를 잘하고 싶은 분들은 말할것도 없고요 ㅎㅎ 

 

Part 3 My two cetns(Longer essays) 에는 part 2 보다 긴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체감 난이도는 세혼단1에 비해 조금 높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받아쓰기할 때 원어민들이 읽어주는 속도가 빠른 편은 아니지만 중간중간 한 번에 이해되지 않는 표현들이 많았고, 생각보다 모르는 단어도 많아서 좌절했습니다.ㅎㅎㅎ. 이미 상당한 영어실력을 가진 분들이라면 책만 가지고도 상당히 얻어갈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혼자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이 상당 부분 있어, 이번에도 강의를 들었습니다. 한형민선생님 수업은 받아쓰기 - 강의 듣고 문장 심화이해 - 단어정리 - 문장암기 순으로 진행되는데, 통암기를 하며 특히나 아이디어의 전개가 어떻게 되는지를 생각하며 암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아직도 ING 중)

 

 개인적인 경험을 하나 공유하자면.. 저는 비영어권 국가에 거주 중이라 가끔 외국인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 한국과 해당국가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간혹 있는데요, 조금 심오한 주제로 이야기하다 보면 말이 탁 막히는 경험을 종종 하게 됩니다. 가령 '우리 애 이번에 유치원 보내는데 경쟁률이 치열하더라. 한국도 요즘 심해?' 라던지, '요즘 우리나라는 애들 많이 안 낳는데 한국도 출산율 문제 심각하지?' 라던지 단순히 영어 그 자체의 문제를 넘어 다양한 주제에 관한 나의 생각 자체가 부족하니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게 힘들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물론 영어 못하는 게 가장 큰 이유..ㅠ). 세혼단책을 통해 다양한 주제에 관한 내용과 표현법들을 접하고, 내 생각의 논지를 영어적으로 어떻게 전개 나가는지 훈련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세혼단 2 200% 활용하기

 

 '세상에 혼자 사는 단어는 없다 2'는 리뷰 혹은 지인에게 소개가 쉽지 않은 책입니다. 이름만 얼핏 보면 어휘교재 혹은 단어를 어떻게 외우는지 설명하는(?) 책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전체적인 영어 공력을 높이기 위한 교재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영어다운 영어를 체득하는데 굉장히 유용한 교재이긴 하나,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얻어갈 수 있는 게 굉장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독특한 교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책의 내용을 200% 가져가기 위해서 최소한 '영어공부는 이런 것이다'라는 점에 대해 저자인 한형민 선생님과 결을 같이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당 학원에서 수업을 들어본 적이 없으신 분들은 우선 학원 사이트 http://www.hannites.co.kr/ 공지에 있는 '그들이 영어를 잘하는 진짜이유'라는 무료 동영상을 (유튜브에 쳐도 나옴) 먼저 시청하시고, '영어를 잘하게 된다는 것은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라는 점에서 동의가 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쭉 온라인으로만 수강했던 학생으로 선생님을 직접 뵌 적도 없습니다. 광고가 아닌 리얼 리뷰라는 것을 미리 밝힙니다.) 

 

 

끝으로

 

 외국어를 잘하게 된다는 것은 정말 길고 긴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을 쪼개서 공부하고 외국인 친구들이나 바이어를 만나 말이 술술 잘 나올 때에는 그간 쏟아부은 시간에 대해 가치가 있었음을 느끼다가도, 교포 친구들이나 어려서부터 국제학교를 다녀 별다른 노력 없이 영어를 잘하게 된 것 같은 사기캐들을 만나면 끝없는 좌절을 느끼기도 합니다. 특히 마카오에는 2~3개의 언어를 전부 원어민처럼 구사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가끔은 '내가 지금 이렇게 공부해도 저렇게는 못될 텐데 뭐 한다고 이걸 하고 있지..' 하는 바보 같은 생각도 종종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아예 포기해 버리기엔 외국어라는 학문은 참 매력이 있습니다. 예전에 알지 못했던 표현을 알아가는 기쁨, 안 들리던 암호가 점점 들리는 기쁨, 언어라는 도구로 문화가 전혀 다른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기쁨, 등등. 아마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이러한 외국어 자체의 매력은 오랫동안 인간이 언어라는 영역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연구하게 해 줄 수 있는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이 땅에 영어를, 나아가 외국어를 잘하고 싶은 모든 분들, 특히 그중에서도 혼자 공부하는 직장인 분들, 우리 모두 포기하지 말고 타일러가 한국어를 하는 것처럼 영어를 쓸 수 있을 때까지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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